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2005년 3월 9일, 지금은 사라진 이글루스라는 블로그에 남겼던 글을 옮깁니다. 당시 이글루스의 메인 페이지인 이오공감에도 선정된 글이지만, 20년 전 감성의 글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지만,
이런 질문을 받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립니다.

어릴 때는 나름대로 뚜렷하다고 생각했고,
누가 물어보면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게 점점 희미해지더니 지금은 없어져 버렸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돈’이라는 단어가 ‘꿈’이라는 단어를 조금씩 밀어내버립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현실’이라는 단어로 잘도 포장하더군요.

저의 첫 번째 꿈은 ‘판사’였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판사’가 뭔지도 모르고 ‘판사’와 ‘재판관’이 같은 것인지도 몰랐던 나이였기에
그 꿈은 사실 제 꿈이 아니라 어머니의 꿈이었죠.

두 번째 꿈은 ‘과학자’였습니다. (중학생 시절)
‘과학자’라는 단어가 그렇게 광범위한 것인지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과학자’라는 꿈을 가진 친구가 굉장히 많았죠. 일종의 유행이라고나 할까요?
그 친구들이 모두 과학자가 되었다면 ‘이공계 몰락’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겠죠.

세 번째 꿈은 ‘프로그래머’였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이것 또한 상당히 유행을 탔던 꿈이죠.
무작정 컴퓨터가 좋았던 시기에,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빌게이츠’라는 사람을 사모(?)했었고
‘프로그래머’라는 단어는 상당히 멋지고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프로그래머’라는 단어는 ‘개발자’라는 단어로 바뀌었고,
개발자의 최고 단계인 ‘아키텍트’가 되어
멋진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었죠.

그러더니 그 단어가 점점 지겨워졌고
새로운 꿈을 찾아 헤매다가 지금까지 왔습니다.

대학교 4학년, 어쩌면 이제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종이쪽지에 적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내 꿈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는 ‘연구원’, 즉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중학생 때의 꿈인 ‘과학자’와 같은 의미인지도 모르겠군요.

돈은 많이 벌 수 없더라도,
비록 크게는 아니더라도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결과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렇다면 죽을 때가 되었을 때 “참 보람되게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죽는 순간이 되었을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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