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질문, “언제 행복하세요?”

“책임님은 언제 행복하세요?”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던 오후, 한 후배가 물었습니다.

‘행복? 행복이 뭐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최근에 ‘행복하다’는 말을 써본 적이 있었나.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주말에 아이와 자전거를 탔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그게 행복한 순간이었을까요?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회의가 시작되었고, 저는 대답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행복이 뭐지?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는데, 낮에 있었던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행복이 뭘까. 기쁨 같은 걸까? 기쁜 일이 있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나는 언제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지?

생각해보니 정리를 해서 정돈된 상태를 볼 때 좋습니다. 그게 방이든, 소스 코드든, 내가 무언가를 해서 만든 정돈된 상태. 그렇다면 나에게 행복은 뿌듯함인가?

그럼 주말에 아이와 자전거를 탔던 그 기분은 뭐였지?

아, 자전거를 같이 타서 행복했던 게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키보다 큰 자전거를 샀고, 타는 법을 가르쳤고, 그래서 아이가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어서 행복했던 거였습니다.

나의 행복은…

결국 나에게 행복은 뿌듯함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변화를 만들어냈을 때 느끼는 감정. 그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매일의 행복을 찾기 위해 좀 더 자주 뿌듯한 일들을 해야겠습니다. 크든 작든, 무언가를 완성하고 정돈하고 이루는 일들을.

내일은 어떤 뿌듯한 일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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